10년 안전관리자가 가장 후회하는 결정
안전관리자로 10년을 일하면서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 잘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후회하는 것은 잊히지 않는다. 이 글은 10년 중 가장 오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후회들을 연차별로 정리한 기록이다. 잘난 척하려는 것이 아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쓰는 것이다.

■ 1년차 — 위험 보고를 했는데 경영진이 무시했을 때 침묵했다
첫 번째 후회는 가장 오래됐다. 입사 8개월째, 현장 순회에서 프레스 방호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보고서를 작성해서 공장장에게 전달했다. 돌아온 말은 "생산 일정이 있으니까 다음 주에 보자"였다. 그리고 다음 주는 오지 않았다.
그때 나는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았다. 기록은 남겼고 보고는 했으니 내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2주 후 그 프레스에서 작업자의 손가락이 끼였다. 다행히 절단은 아니었지만 3개월을 치료받았다.

위 타임라인이 10년 동안 가장 후회하는 결정들을 연차별로 정리한 것이다. 1년차의 후회는 단순하다. 더 크게 말했어야 했다. 서면으로 다시 보고하고 대표에게 직접 알렸어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생각이 사실은 할 수 있는 것의 절반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 3년차 — 서류 완성에 집중하다 현장을 6주 동안 나가지 않았다
3년차 상반기에 위험성 평가를 전면 갱신하는 작업이 있었다. 모든 공정을 새로 작성해야 했다. 책상에 앉아서 6주를 보냈다. 현장에 나간 것은 서명을 받으러 갔을 때뿐이었다.
6주 후 완성된 위험성 평가서는 두껍고 깔끔했다. 그런데 그 6주 사이에 아차사고 보고 건수가 월 5건에서 1건으로 줄었다. 담당자가 현장에 없으니 보고할 통로가 막힌 것이었다. 서류를 만드는 동안 현장이 방치됐다. 그 후 서류는 충분히 짧게 만들고 현장 시간을 먼저 지키는 원칙을 세웠다.
■ 5년차 — 번아웃이 왔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5년차 하반기는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사고가 두 건 연속으로 났고 감독도 받았다. 야근이 몇 달 이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현장에 나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눈은 움직이는데 뇌가 인식을 안 하는 상태.
그런데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안전관리자가 힘들다고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혼자 감당했다. 그 시기에 작업 중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망설이다가 넘어간 적이 있었다.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었다. 번아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 안전의 문제가 된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지금은 힘들면 먼저 말한다.
■ 7년차 — 근로자가 위험하다고 했는데 내가 먼저 확인하지 않았다
7년차에 가장 오래 남는 후회가 있다. 물류창고 현장이었다. 지게차 작업자 한 명이 TBM 후에 나를 잡고 말했다. "저쪽 구역에 지게차 들어가면 시야가 안 좋아요." 나는 "확인해볼게요"라고 했다. 그날 다른 일이 있었다. 다음 날 보려 했다.
3일 후 그 구간에서 지게차와 보행자 충돌 사고가 났다. 경상이었지만 그 작업자가 나에게 먼저 말해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근로자가 위험을 알려왔을 때 그날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이 지금도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후회다. 그 이후 근로자가 위험을 말하면 그날 안에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 9년차 — 교육을 형식적으로 16시간 채우면서 내용을 바꾸지 않았다
9년차에 교육 담당까지 겸하게 됐다. 연간 교육 계획을 세우고 법정 시간을 채우는 것에 집중했다. 같은 슬라이드로 3년째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참석자들이 졸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보면서도 "법정 시간은 채웠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안했다.
어느 날 교육이 끝나고 한 근로자가 나를 잡고 물었다. "이 교육 저번에도 들었던 것 아닌가요?" 그 말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교육이 근로자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그 순간 가장 명확히 느꼈다. 그 다음 분기부터 슬라이드를 다 버리고 현장 아차사고 사례 중심으로 내용을 완전히 바꿨다.
■ 후회 이후 실제로 바뀐 것들
위 Before & After 표가 각 후회 이후 실제로 바뀐 선택들이다.

- 경영진 무시 → 이후부터 위험 보고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고 접수 기록을 남긴다. 구두 보고는 없었던 것이 된다.
- 서류 vs 현장 → 하루 스케줄에서 현장 순회 40% 시간을 먼저 고정한다. 서류는 남은 시간으로 한다.
- 번아웃 →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느끼면 즉시 동료나 상사에게 말한다. 혼자 감당하는 것이 미덕이 아니다.
- 근로자 신고 → 근로자가 위험을 말하면 그날 직접 현장을 확인한다. 다음 날로 넘기지 않는다.
- 교육 → 횟수보다 내용이 먼저다. 참석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귀를 여는 것은 다르다.
■ 후회는 자산이다 — 쓰지 않으면 낭비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 후회를 꺼내놓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안전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이 누군가의 사고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쓰는 이유가 있다. 후회는 자산이다. 쓰지 않으면 사라지고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면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이것을 읽는 안전관리자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침묵하지 말고, 현장에서 떠나지 말고,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근로자의 말을 그날 확인하고, 교육의 내용을 끊임없이 바꿔라. 그것이 10년 후회가 가르쳐준 것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