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64 작업허가서 운영 — 실패 사례 2017년 가을이었다. 경기도 안산의 한 정비 공장. 밀폐공간 작업 중 질식사고가 났다.작업자 1명이 탱크 내부 청소 작업 중 쓰러졌다. 구조하러 들어간 동료 1명도 쓰러졌다. 다행히 둘 다 살았는데, 한 명은 후유증이 남았다.사고 조사를 나갔다. 첫 번째로 확인한 게 작업허가서였다.있었다.밀폐공간 작업허가서. 체크리스트 21개 항목 전부 체크되어 있었다. 산소농도 측정 완료, 환기 실시, 비상연락망 구축, 감시자 배치. 전부 "확인" 표시가 되어 있었다. 관리감독자 서명도 있었다.근데 사고가 났다.왜 그랬나 조사했더니 충격적이었다. 작업허가서는 작업 끝나고 써진 거였다. 작업 시작하기 전에 쓴 게 아니라. ■ 작업허가서가 있었는데 왜 사고가 났나사고 당일 상황을 재구성했다.오전 9시. 작업자가 탱크 청.. 2026. 5. 7. 작업허가서 운영 — 실패 사례 2017년 가을이었다. 경기도 안산의 한 정비 공장. 밀폐공간 작업 중 질식사고가 났다.작업자 1명이 탱크 내부 청소 작업 중 쓰러졌다. 구조하러 들어간 동료 1명도 쓰러졌다. 다행히 둘 다 살았는데, 한 명은 후유증이 남았다.사고 조사를 나갔다. 첫 번째로 확인한 게 작업허가서였다.있었다.밀폐공간 작업허가서. 체크리스트 21개 항목 전부 체크되어 있었다. 산소농도 측정 완료, 환기 실시, 비상연락망 구축, 감시자 배치. 전부 "확인" 표시가 되어 있었다. 관리감독자 서명도 있었다.근데 사고가 났다.왜 그랬나 조사했더니 충격적이었다. 작업허가서는 작업 끝나고 써진 거였다. 작업 시작하기 전에 쓴 게 아니라. ■ 작업허가서가 있었는데 왜 사고가 났나사고 당일 상황을 재구성했다.오전 9시. 작업자가 탱크 청.. 2026. 5. 5. 보호구를 가장 잘 지급하는 회사가 착용률이 낮은 이유 2018년 여름이었다. 경기도 평택의 한 화학 공장. 안전관리자로 부임한 첫 주에 보호구 보급 상황을 점검했다.완벽했다.안전모, 안전화, 보안경, 귀마개, 안전장갑. 전 직원 100% 지급. 지급 대장에는 전원 서명이 찍혀 있었다. 보호구함도 정리되어 있었고, 연 2회 교체 계획도 있었다. 보호구 예산도 넉넉했다.그런데 이상했다. 현장을 돌아다니는데 보안경을 쓴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귀마개도 마찬가지였다. 안전장갑을 낀 사람은 절반 정도였다.2주 후 정식으로 착용률을 조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위 표가 그 공장의 보호구별 실제 착용률이다. 지급률은 100%인데 평균 착용률은 65%였다. 35%의 격차.가장 심각했던 건 보안경과 귀마개였다. 둘 다 100% 지급했는데 착용률은 42%와 38%. 절반 이.. 2026. 5. 3. 안전 투자를 가장 많이 한 현장에서 사고가 난 이유 2019년 봄이었다. 경기도 화성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 내가 그 해 본 현장 중에서 안전 예산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연간 안전 투자 4억 8천만원.최신 설비로 교체하고, 보호구를 전면 새로 샀고, 온라인 교육 시스템에 5천만원을 썼고, CCTV를 증설하고, 유명 컨설팅 회사한테 1억을 줬다. 서류는 완벽했다. 위험성 평가도 최신이었고 교육 일지도 빠짐없었다.경영진은 자랑스러워했다. "우리 회사는 안전에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랬다. 업종 평균보다 3배 이상 썼다.그해 7월, 그 공장에서 중대재해가 났다.30대 작업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였다. 그것도 최신 설비로 막 교체한 지 3개월 된 공정에서. 2억원짜리 새 설비였다.그날 공장장이 내게 물었다. "우리가 돈을 안 쓴 것도 아닌데 왜 이.. 2026. 5. 1. 안전관리자가 경영진을 설득할 때 쓰는 말 vs 안 쓰는 말 2016년 겨울이었다. 경기도 수원의 한 전자부품 공장. 설비 방호장치 설치 예산 120만원을 받아야 했다.공장장 앞에 앉아서 이렇게 말했다."사고 나면 어떻게 하려고요."공장장이 잠깐 나를 봤다. 그러더니 말했다. "알겠어요. 다음에 얘기해요." 회의는 5분 만에 끝났다. 예산은 안 나왔다.그로부터 3개월 후 같은 설비에서 끼임 사고가 났다. 작업자 손가락 두 마디. 그때서야 예산이 나왔다. 400만원이.그날 이후로 나는 경영진한테 다르게 말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안 먹힌 말들솔직히 다 써봤다. 효과가 없었던 말들부터 정리한다.위 비교 카드의 왼쪽이 내가 10년 동안 쓰다가 포기한 표현들이다. 왜 안 먹히는지 하나씩 말한다."사고 나면 어떻게 하려고요." 이게 안 먹히는 이유는 경영진도 이미 알.. 2026. 4. 28. TBM 10분으로 바꾸는 방법 — 실제로 써본 이야기 2018년 가을이었다.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새벽 6시 TBM 현장을 처음 봤을 때 할 말이 없었다.담당자가 종이를 읽고 있었다. 근로자 열두 명은 각자 스마트폰을 보거나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3분도 안 걸렸다. 서명지가 돌았다. 다들 사인하고 현장으로 흩어졌다.저게 TBM이었다.그날 오후 사고가 났다. 지게차와 보행자 충돌. 다행히 경상이었다. 아침 TBM에서 지게차 동선 얘기는 없었다. 오늘 작업 내용도 없었다. 그냥 종이를 읽었다.근데 TBM 일지에는 "실시"라고 찍혀 있었다. ■ TBM이 형식이 됐다는 신호TBM이 형식화됐는지 아닌지는 10초면 알 수 있다.시작할 때 근로자가 말을 하는지, 담당자 혼자 말하는지.담당자가 말하면 형식이다. 근로자가 한 마디라도 하면 그건 살아있는 TBM이다... 2026. 4. 27. 이전 1 2 3 4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