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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64

위험성 평가 숫자가 낮게 나오면 오히려 의심해야 한다 이 글은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보유하고 제조·건설·물류 등 다양한 업종 현장에서 10년 이상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해온 필자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위험성 평가 결과를 처음 받아서 펼쳐봤을 때 모든 항목이 1점이나 2점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빈칸 없이 깔끔하게 채워져 있고 위험성 결정란에는 전부 '낮음'이라고 적혀 있다. 처음 이 서류를 받았을 때 나는 잘 관리된 사업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업장에서 3개월 후 협착 사고가 났다. 그때부터 낮은 점수가 가득한 위험성 평가 결과서를 보면 오히려 경계하게 됐다. ■ 위험성 평가 점수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위험성 평가는 가능성(빈도)과 중대성(강도)을 조합해 위험성 수준을 수치화하는 도구다. 안전보건공단 위험성평.. 2026. 4. 12.
내가 10년 동안 안전관리자로 일하면서 말을 바꾼 한 가지 이 글은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보유하고 제조·건설·물류 등 다양한 업종 현장에서 10년 이상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해온 필자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안전관리자로 일을 시작한 첫 해에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이 있었다. "규정이니까 지키세요." 이 말을 하면서 속으로는 당연한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규정은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진 것이고 지키지 않으면 다친다는 것을 설명하는 가장 명확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현장 근로자들의 반응은 내가 기대한 것과 달랐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 자리를 떠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10년이 지나 그 이유를 이제는 안다.■ 1~2년차 — 규정과 원칙으로 밀어붙이던 시절처음에는 법령과 규정이 가장 강력한 설득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산업안전보건법 몇 조.. 2026. 4. 12.
오래 일한 현장을 오히려 더 위험하게 만드는 하나의 습관 이 글은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보유하고 제조·건설·물류 등 다양한 업종 현장에서 10년 이상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해온 필자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다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신입이요"라고 답한다. 경험이 없으니 조심성도 없고 위험을 모르니 사고가 많이 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10년 동안 현장을 보면서 내가 확인한 사실은 조금 달랐다. 오래 일한 사람들, 이 현장에서 수년을 버텨온 숙련자들이 다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그리고 그 원인은 항상 하나로 귀결됐다. 익숙함이다.■ 숙련자가 더 많이 다친다는 불편한 진실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분석을 보면 재직 기간 3년 이상 근로자의 재해 비율이 전체 재해의 45%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을 .. 2026. 4. 12.
안전관리자가 진짜 없애야 할 일 vs 하지 말아야 할 일 글은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보유하고 제조·건설·물류 등 다양한 업종 현장에서 10년 이상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해온 필자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안전관리자로 일을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났을 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하루 종일 무엇을 하고 있는가.' 책상 앞에 앉아서 교육일지를 정리하고, 위험성 평가 서류를 업데이트하고, 안전보건 관련 공문서를 작성하고, 각종 보고서를 만들었다. 퇴근할 때는 피곤했다. 그런데 사고는 줄지 않았다. 내가 열심히 한 것들이 실제로 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 그 의문이 지금 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10년 동안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것과 시간만 쓴 것을 솔직하게 정리해본다. ■ 먼저, 안전관리자의 하루를 들여다봐야 한다많은 .. 2026. 4. 12.
10년 현장에서 본 추락사고 패턴 — 요인은 항상 같다 이 글은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보유하고 제조·건설·물류 등 다양한 업종 현장에서 10년 이상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해온 필자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추락사고 조사를 처음 맡았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2미터 남짓한 높이에서 떨어진 작업자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척추에 금이 갔다. 현장에 도착해서 상황을 파악하는 내내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이건 막을 수 있었다.' 그 이후 10년 동안 나는 비슷한 생각을 수십 번 반복했다. 추락사고 현장마다 원인이 조금씩 달라 보이지만 파고들면 언제나 같은 요인이 나온다. 이 글은 그 10년의 관찰을 정리한 기록이다.■ 숫자로 보는 추락사고의 현실먼저 전체 맥락을 짚어보겠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추락은 매년 산업재해 사망 원.. 2026. 4. 12.
[산업안전 컬럼_NO3] 50인 미만 사업장 안전, 누가 책임져야 하나 산업재해 통계를 들여다보면 불편한 사실이 하나 있다. 전체 산업재해의 70% 이상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안전 시스템을 정비하고 안전관리자를 늘리는 동안 정작 사람이 가장 많이 다치고 죽는 곳은 법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작은 사업장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안전 관련 법령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도 이 사각지대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왜 그런지, 그리고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우선 현황을 숫자로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위 인포그래픽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50인 미만 사업장의 산업재해 발생 비중은 전체의 70%를 넘는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되어 있고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담당자.. 2026. 4. 10.